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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대해상 블로그 지기 하이현입니다.^^ 일단 정답은 율리우스 카이사르(영어명 줄리우스 시저·기원전 100~기원전 44) 때문입니다. 만우절이 4월 1일인 이유도 새해 첫 날이 1월 1일인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동양 문화권’에서는 새해 첫 달이라는 뜻에서 1월이라고 쓰기 때문에 질문 자체가 이상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어 ‘January’, 독일어 ‘Januar’, 프랑스어 ‘Janvier’가 굳이 새해 첫 달을 뜻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천문학적으로도 1월이 첫 달이어야 할 대단한 이유는 없습니다. 굳이 천체 움직임을 기준으로 새해를 정해야 한다면 밤 길이가 제일 긴 동지나 거꾸로 낮 길이가 제일 긴 하지, 아니면 밤 낮 길이가 똑같은 춘·추분을 새해 첫 날로 정하는 게 의미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고대 로마 시대에는 춘분(3월 21일)이 들어 있는 3월을 새해 첫 달로 삼기도 했습니다. 영어로 3월을 뜻하는 ‘March’는 ‘전쟁의 신’ 마르스(Mars)에서 따온 것. 3월은 겨우내 쉬었던 전쟁을 다시 시작하는 달이 기도 했습니다. 3월이 첫 번째 달이었던 흔적은 영어로 10월을 뜻하는 ‘October’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원래 ‘octo-’는 8을 뜻하는 접두사입니다. (문어·Octopus는 다리가 몇 개?) 그런데 이 낱말이 10월을 뜻하게 된 건 3월부터 세면 10월이 여덟 번째 달이기 때문입니다. 12월(December)에 들어 있는 ‘dec-’ 역시 10을 뜻하는 접두사입니다. 따라서 ‘야누아리우스(Januarius)’라고 부르던 January는 원래 그해 첫 번째 달이 아니라 열한 번째달을 뜻하는 표현이었습니다.
문제는 당시에 쓰던 달력 시스템(누마력)은 1년을 355일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실제로 지구가 태양 둘레를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365.2422일입니다. 1년에 열흘이 넘는 차이가 쌓이면 계절과 달력이 맞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를 억지로 맞추려다 보니 어떤 해에는 1년이 382일까지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폐해를 줄이고자 누마력 708년 로마 집정관 자리에 오른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그해 11월 1일을기준으로 새 달력 시스템을 선포했습니다. 당시 11월을 부르던 이름은 야누아리우스였습니다. 새 달력 시스템을 발표한 날이면 새해가 되겠죠?! 그렇게 누마력으로 708년 11월 1일이 지금 우리가 쓰는 양력으로 기원전 46년 1월 1일이 됐습니다.
이렇게 만든 달력 시스템을 ‘율리우스력’이라고 부릅니다. 4년에 한번씩 2월이 29일까지 있는 ‘윤달’도 율리우스력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4년에 한번씩 하루를 추가하면 1년은 평균 365.25일이 됩니다. 실제 공전주기는 약 365.2422일이니까 1년이 0.0078일(약 11분) 정도 차이가 납니다. 이 11분 역시 1000년 넘게 쌓이고 쌓이면 무시 못할 차이가 됩니다.
1582년이 되자 실제로 밤과 낮 길이가 같은 천문학적 춘분과 달력에 '춘분'이라고 쓴 날자 사이에 열흘 이상 차이가 나게 됐습니다. 춘분이 중요했던 건 기독교에서 부활절을 정할 때 쓰는 기준점이기 때문입니다. 춘분이 바뀌면 부활절 날짜도 바뀌게 됩니다. 그레고리 13세 당시 교황은 1582년 10월 4일 다음날을 10월 5일이 아니라 10월 15일로 만들어 춘분 날짜를 맞췄습니다. 또 끝자리가 00으로 끝나는 해를 평년으로 바꾸는 등 윤달 규칙을 바꿔 달력이 계절을 벗어나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그레고리력’이 지금 우리가 쓰는 양력입니다
영국에서는 그레고리력을 1752년이 되어서야 도입했습니다. 당시에는 9월 2일 다음날이 9월 14일이 됐습니다. 달력에서 11일이 줄어 들면 사장님들은 월급도 줄여서 주려고 하는 게 당연한 일이지요. 이를 우려한 당시 영국왕 조지 2세는 한 달 치 월급을 온전하게 지급하라고 명했습니다. 여기 뿌리를 둔 제도가 바로 ‘월차’입니다. 조지 2세는 이와 함께 당시 4월 1일이던 새해 첫 날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라 1월 1일로 바꿨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여전히 음력 설을 쇠는 것처럼 영국인들은 계속 4월 1일에 새해를 기념했습니다. 그러자 조지 2세는 “4월 1일은 바보들에게나 새해 첫 날”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만우절(April Fools’ Day)은 그렇게 우리 곁으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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