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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노래로 살고 사랑으로 살았다. 오페라 <토스카>
2015. 12. 4. 08:00


안녕하세요. 현대해상 블로그 지기 하이현입니다.^^ 얼마 전에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대해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로마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 오페라 <토스카>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지아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는 ‘영원의 도시’라 불리는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1800년 6월 7일과 18일이라는 정확한 시간적 배경이 있습니다. 작품 속에는 현재 로마에 실재하는 역사적 건축물과 장대한 문화유적지가 그대로 등장하고, 나폴레옹 전쟁이라는 당대의 정치 상황이 주인공들의 운명과 복잡하게 얽히면서 숨 막히는 긴장감을 자아내는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격동의 역사 속에 펼쳐지는 애절한 러브 스토리


오페라 <토스카>는 1800년 6월 17일 로마에서 시작됩니다. 당시 이탈리아는 나폴레옹의 두 번째 침공으로 인해 격랑에 빠진 상태였는데요. 나폴레옹이 갑자기 이탈리아를 정리하고 이집트로 원정을 떠나버리자 상황이 급변하게 됩니다. 쫓겨난 왕과 귀족들이 다시금 체제 복귀를 선언한 것인데요. 이때 로마는 나폴리 왕국의 수중에 떨어지는데, 나폴리의 카롤리나 왕비가 로마로 진군하여 자유주의자들을 투옥, 감금, 고문하는 잔인한 공포정치를 펼칩니다. 이에 나폴레옹이 다시금 군대를 일으켜 알프스 산맥을 넘자 멜라스 장군이 이끄는 오스트리아군이 앞을 막아섭니다. 개전 초기 프랑스군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6월 17일 아침에는 ‘오스트리아군이 나폴레옹에 승리했다’는 소식이 온 로마 시내에 퍼지게 됩니다.



<토스카>의 1막은 바로 이 시점에서 시작 되는데요. 막이 오르면 나보나 광장 인근의 대성당 산탄드레아 델라 발레(Sant'Andrea della Valle)가 보입니다. 로마의 젊은 화가 마리오 카바라도시(테너)는 계몽주의 사상으로 가득 찬 자유주의자인데, 그는 이 성당에서 막달라 마리아를 주제로 제단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때 옛 친구이자 로마 공화국의 거물 정치인이었던 체사레 안젤로티가 감옥에서 탈주해 이곳으로 몸을 숨깁니다. 카바라도시는 자신의 연인이자 로마 최고의 프리마 돈나로 유명한 토스카(소프라노)를 설득해 안젤로티의 도주를 함께 돕기로 합니다.

 

한편 잔인하기로 소문난 비밀경찰의 총수 스카르피아 남작(바리톤)이 곧장 성당으로 들이닥쳐 카바라도시의 계획을 눈치채는데, 그는 카바라도시를 곧장 붙잡아 교수대로 보내버리고 아름다운 토스카는 자신이 차지하겠다는 흉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냅니다!



연인을 향한 토스카의 일편단심 사랑


2막은 팔라초 파르네제(Palazzo Farnese) 즉, 파르네제 궁전에서 펼쳐지는데요. 파르네제 궁전은 지금도 로마에 남아 있는 르네상스 대표 건축물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서 비밀경찰 스카르피아 남작은 두툼한 스테이크에 최고급 와인을 곁들인 호사스런 저녁 식사를 하며 카바라도시를 잔인하게 고문합니다. 그것도 애인 토스카가 지켜보는 앞에서 말이죠. ‘카바라도시를 살리려면 네 몸을 내놓아야 한다’는 스카르피아의 악마적 요구에 토스카는 눈물을 흘리며 쓰러지고 맙니다. 토스카의 저 유명한 아리아 ‘노래로 살고, 사랑으로 살며(Vissi d'arte, vissi d'amore)’는 바로 이 순간에 불리는 실로 처절한 아리아입니다.



토스카는 마지못해 스카르피아에게 몸을 허락하기로 약속하고, 그 대가로 카바라도시와 함께 프랑스로 탈출할 수 있는 통행증을 받아냅니다. 그러나 스카르피아가 토스카를 덮치려는 순간, 토스카는 그의 가슴 깊숙이 날카로운 나이프를 박아 넣습니다. 연인에 대한 그의 일편단심 사랑이 순간 격정적인 용기를 선사한 것입니다. 



그 어떤 멜로 드라마보다 아름다운 비극


마지막 3막은 6월 18일 새벽에 시작됩니다. 목동의 아련한 노래가 로마의 새벽을 깨우는 가운데 감옥에서 처형당할 위기에 놓인 마리오 카바라도시가 등장하는데요. 그가 부르는 테너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은 <토스카>를 대표하는 최고의 명곡이기도 합니다. 처형을 눈앞에 둔 카바라도시는 교도관에게 반지를 건네고는 약간의 시간을 얻게 됩니다. 비감한 심정으로 연인 토스카에게 보낼 마지막 편지를 써내려가던 그가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의 장엄함, 아드리아나 광장의 고요, 말없이 등 뒤를 지키는 미카엘 천사상의 엄숙함까지.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곧 다가올 죽음의 순간 앞에선 그저 허무할 따름이겠지요.



울먹이는 카바라도시 앞에 토스카가 나타납니다. 자신이 이미 스카르피아를 죽였으며, 카바라도시는 공포탄으로 거짓 처형을 당한 뒤 자신과 함께 국외로 도피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새로운 희망에 불타 달콤한 사랑의 2중창을 함께 부릅니다. 그러나 카바라도시는 결국 실탄으로 처형당해 목숨을 잃게 되고 맙니다. 스카르피아가 토스카를 속이기 위해 거짓 약속을 한 것이었죠. 망연자실한 토스카 앞에 스카르피아의 수하들이 나타납니다. 오페라는 산탄젤로 성의 난간에서 토스카가 투신하는 것으로 막이 내립니다.


오페라의 꽃은 ‘아리아’

오페라는 아리아(Aria)라고 불리는 독창과 그 외의 부분으로 구성된다. 아리아는 연극의 독백에 해당하는 것으로, 성악가가 무대에서 홀로 노래하는 장면을 뜻한다.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불러 유명해진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가 대표적인 아리아다. 아리아처럼 독립된 노래는 아니지만 극을 진행시키기 위해 대사를 노래처럼 부르는 것은 ‘레치타티보’라고 한다. 이외에 남녀 간의 러브 스토리를 그리는 데 필수적인 ‘듀엣’, 수십 명의 성악가가 동시에 부르는 ‘합창’ 등의 형태가 있다.



<토스카>는 원래 파리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연극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그 연극을 기억하지는 않습니다. 이제 <토스카>푸치니의 오페라입니다. 푸치니의 <토스카>는 가슴을 마구 휘저어놓는 특유의 로맨틱한 음악과 영원의 도시 로마가 주는 장엄한 감동이 오페라 속의 일편단심 사랑 이야기와 함께 우리의 영혼을 한없이 매료시키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